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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올해의 10대 책으로 선정된 "다윈의 식탁"

by dd100 2008. 12. 22.

우리대학 교양교직학부 장대익 교수가 저술한 "다윈의 식탁"이 한겨레신문에서 지난 1년 독자의 사랑을 받았고 또 우리 사회에 빛과 힘을 준 책들 중 올해의 10대 책에 선정되었다. 다음은 한겨레 신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도서목록이다.

■ 유머와 위트로 읽는 진화생물학
<다윈의 식탁>
장대익 지음/김영사·1만3000원

찰스 다윈에게서 기원하는 진화생물학의 흐름과 쟁점을 ‘가상논쟁’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 리처드 르원틴, 에드워드 윌슨 등 진화생물학의 고수들이, 급서한 20세기 최고의 진화론자 윌리엄 해밀턴을 기리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 뉴컬리지 예배당에 모인다는 상황 설정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굴드팀·도킨스팀으로 패를 나눠 벌이는 엿새간의 가상 논쟁은 진화생물학의 핵심 주제를 유머와 위트가 담긴 살아 있는 이야기로 전달한다. 논리와 설득력을 무기로 벌이는 학자 집단의 치열한 논전 속에서 과학적 지식 또한 끊임없이 진화해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세영 기자

■ 자기 객관화, 행복하자는 수작이야
<건투를 빈다>
김어준 지음·현태준 일러스트/푸른숲·1만5800원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가 <한겨레> ‘esc’ 등 매체에 연재한 상담 기록을 묶고 중간중간 상담 주제와 관련해 쓴 에세이를 섞어 엮었다. 주제 불문, 장르 불문 고민에 ‘따뜻한 직설법’ 또는 ‘따뜻한 독설법’으로 답하며 상담자의 심리를 냉혹하게 파헤쳐, ‘찌질한’ 자신까지 객관화해 온전한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주름처럼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 근육처럼 운동해야 생기는 자기 객관화 능력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행복할 수 있는 힘은 애초부터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행복하자면 먼저 자신에 대한 공부부터 필요하다는 거, 이거 꼭 언급해두고 싶다. 세상사 결국 다 행복하자는 수작 아니더냐.” 김일주 기자

■ 신자유주의 질환 ‘대중용 처방전’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장하준·아일린 그레이블 지음 이종태·황해선 옮김/부키·1만3000원

국방부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불온도서 딱지를 붙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삽시에 그 책 판매량을 수만부나 늘려준 독서대중의 폭발적인 호응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무언의 저항처럼 읽혔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민영화 등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내세우는 갖가지 신자유주의의 장점들이 얼마나 허구인지 좀더 쉽게, 더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장하준표 신자유주의 비판의 ‘대중용 버전’이다. 쟁점 항목별로 조목조목 정리한 신자유주의 주장과 그에 대한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건재한, 역사적 사실들에서 뽑아올린 명쾌한 실증력. 장하준의 진단이 옳았다는 건 미국발 금융공황으로도 이미 입증된 셈이 아닌가. 한승동 선임기자

 ■ ‘민족사적 자멸극’ 바닥 치고 비상하기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문학과지성사·1만원

작가 김연수는 실재와 허구, 진실과 거짓, 안과 밖의 경계를 끊임없이 물고늘어진다. 오랫동안 붙들고 만져 온 끝에 책으로 내놓은 장편 <밤은 노래한다>에서 그는 낮과 밤의 경계를 문제삼는다. 주인공 김해연은 사랑했던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보내온 편지를 보면서 익숙하고 편안한 낮의 세계에서 낯설고 불편한 밤의 세계로 빠져들어간다. 그것은 김해연 개인의 밤이자 민족사의 밤이기도 했다. 1930년대 만주의 조선인 독립투쟁가 사회를 강타한 ‘민생단 사건’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자멸극이 그 밤의 이름. 그 밤의 이야기는 해연에게나 민족에게나 몰락과 환멸의 서사이지만, 그렇게 바닥을 치고서야 비로소 비상과 희망의 꿈 역시 가능한 법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 이동파·예술세계파 등 러시아 미술 1천년사
<러시아 미술사〉
이진숙 지음/민음in·2만2000원

현지 유학파가 쓴 국내 첫 러시아 미술사 책이다. 12세기 이콘화에서 발원해 이동파, 아방가르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러시아 미술 1000년사를 ‘예술의 사회사’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작품 구석구석을 살피는 시선의 치밀함과 러시아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삼아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누락시킨 러시아 거장들의 역작들을 21세기 한국의 독자 앞에 호출했다. 이동파·예술세계파 등 러시아 근대 미술의 정수를 풍부한 도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다져진 글쓴이의 필력이 책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한다. 이세영 기자

■ 북녘 토박이말 아우른 어린이 말 사전
<보리국어사전〉
윤구병 감수·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보리·4만5000원

초등 교과서·좋은 어린이책·학급문고에서 모은 말과 북녘 토박이말 800여개 등을 총망라해 4만개가 넘는 방대한 낱말을 두툼한 1500쪽 사전에 실었다. 책을 감수한 윤구병 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는 1983년 이오덕 선생이 이끌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국어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사전은 2001년부터 꼬박 7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조붓하다(조금 좁은 듯하다), 희붐하다(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조금 밝다) 등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붙잡아 모았고, 남북이 다르게 쓰는 말도 2500개나 실어 남과 북의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사전을 만들었다. 김일주 기자


■ 단 한줄 글쓰기도 나를 치유한다
〈치유하는 글쓰기〉
박미라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단 한 문장으로도, 서툰 글솜씨로도, 아무렇게나 끼적인 낙서로도 치유의 효과가 나타난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첫 편집장을 지내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감정치유 에세이 <천만번 괜찮아> 등의 책을 쓴 지은이가 ‘치유하는 글쓰기’ 강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글쓰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들려주고 글쓰기로 치유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치유’는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완전히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미친년 글쓰기’, ‘셀프 인터뷰’, ‘무의식적 글쓰기’ 등 치유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들의 글이 “온몸으로”, “심장으로” 글을 쓰라는 지은이의 조언과 함께 실렸다. 김일주 기자

■ 사회 파행 낳는 ‘신흥 법률귀족’ 고발
<법률사무소 김앤장〉
임종인·장화식 지음/후마니타스·1만2000원

이른바 ‘1987년 체제’ 20여년간 진행된 민주화·자유화, 신자유주의 정책 최대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다수 국민의 삶을 끝없는 불안과 곤궁으로 몰아가고 있는 구조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잘나가는 법률사무소의 유별난 행태를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고발한 책. 정부 고관들과 사법 수장들, 그리고 동창과 연수원 동기들과 직장 선후배들까지 총동원해 론스타·소버린·칼라일·골드먼삭스 등의 외국 투기자본과 삼성 등 국내 부자들의 이해를 ‘합법적으로’ 대변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21세기 신흥귀족’들의 특권적 철옹성 쌓기와 그로 인한 우리 사회의 파행을 충격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묻는다. 그들은 시민의 벗인가 적인가, 국가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한승동 선임기자

■ 역사에서 퍼올린 아날학파적 희망
<대항해 시대〉
주경철 지음/서울대학교출판부·2만3000원

1492년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 이후 유럽 문명이 전지구적 지배력을 장악한 것은 우월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팽창은 대부분 전쟁과 폭력, 충돌과 갈등으로 점철된 비극의 역사였다. 그럼에도 유럽의 절대 우위가 확정되는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다. <대항해 시대>가 뛰어난 점은 그것을 추상적 언설이 아니라 방대한 사료와 이론을 구사하며 매우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은 일방적이었지만 역사의 진행은 일방적으로 흘러간 적이 없으며, 피해자들의 주체적 대응이야말로 세계사를 재창출한 동력이었다. 아날학파의 세례를 받은 지은이가 역사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한승동 선임기자

■ 다문화 가정 다룬 청소년판 난쏘공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9500원(양장)·8500원(반양장)

올해 출판계에 분 청소년문학 돌풍을 선두에서 이끈 화제의 성장소설이다. ‘난쏘공’의 난쟁이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카바레 ‘삐끼’ 난쟁이 아버지, 어릴 때 집을 나가 얼굴도 모르는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자란 완득이가 괴짜 담임 똥주를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장애인 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다문화 가정 문제 등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행동은 괴짜여도 속 깊고 유머 넘치는 담임 똥주 캐릭터와 열일곱 살 완득이의 꾸밈없는 서술이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김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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